이번강의는 다른 스타트업의 중국진출에 관한 강의와는 다르게 강연자가 직접 겪은 경험담을 위주로 준비했습니다. 경험담은 실제에 적용될 수도 안될 수도 있기에 각자의 사례에 맞춰 필요한 부분을 잘 듣고 많은 것을 얻어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1. 회사소개

 말랑스튜디오는 2011년 5월에 저를 포함한 대학생들이 모여 창업하였습니다. 처음에는 창업이 아니라 창작집단에 가까웠습니다. 개발자 출신의 친구들이 모여서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들자’라는 모토를 가지고 시작해서 점점 더 많은 것을 원하게 되었고, 우리의 개발 결과물을 사람들이 사용하게 만들고 싶다는 생각으로 발전하여 스타트업 기업으로 출범하였습니다.

 작년에 옐로 모바일에 인수되면서 현재는 옐로 모바일 패밀리로 일하고 있으며, 다른 기타 서비스를 흡수하면서 해외 퍼블리셔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저희 말랑스튜디오는 눈뜰 때부터 잠들 때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여 실제로 flava(다이어리 앱), 다이어터 비스킷, 지하철, 알람몬 등 생활밀착형 앱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2. 중국진출 경험기

 최근 1년간 중국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았습니다. ‘유저가 많으니까’, ‘성장하고 있으니까’, ‘성공사례가 있으니까’ 등의 이유로 중국진출을 쉽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이유와 선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실 중국에는 쉽게 접근 할 수 없는 장벽이 많습니다. 언어, 법률, 정부 간 이슈 등 다양한 장벽이 존재하기에 정확하게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중국 진출이 쉽지만은 않다는 것이 사실입니다.

 처음에 해외진출을 생각한 시점이 알람몬 앱으로 6개월만에 1위를 한 2012년 말이었습니다. 어디로 나갈까 고민하던 차에 미국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당시에는 중국에 대한 정보가 많이 없었고, 말랑 스튜디오의 구성원은 개발자와 디자이너 이었기에 '실리콘 밸리'에 대한 로망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미국으로 나갔는데 굉장한 문화충격을 받았습니다. 미국에 가서 고등학생, 대학생을 상대로 알람몬 앱에 대한 인터뷰를 한 결과, ‘초등학생 여자나 즐기는 것’ 또는 ‘쓸모없는 앱’ 이라는 냉담한 반응이 나왔습니다. 이는 미국과 한국의 문화차이를 간과한 것이었습니다. 한국사람은 각자의 스케줄과 타임 데드라인(deadline)을 가지고 있지만, 미국은 고등학교 때부터 수업 시간표를 본인이 짜고 자가용을 이용하는 것이 대부분이기에 이 서비스가 미국과는 잘 맞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 후 한국에 다시 돌아와 어디가 좋을까하는 고민을 하게 되었고, 아시아 문화권을 대상으로 1. 모국어를 사용하는가? 2. 인구수가 1억 이상인가? 3. 스마트폰 확산기의 시점이 언제인가? 의 세 가지 기준을 통해서 나라를 추린 결과 중국으로 결정하였습니다. 

 중국에 처음 진출했을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없었습니다. 먼저 한국 내의 중국인들을 만나러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나라에 유학 온 중국인들을 만나면서 알람몬 앱이 중국에서 가능성이 있는지 따져보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기초적인 수준에서 중국진출을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했습니다. 중국의 앱스토어에 있는 모든 앱의 개발사에 메일을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거의 스팸메일이라고 느낄 정도로 꾸준하게 메일을 보냈습니다. 그 결과 정말로 한 회사에서 연락이 왔고 서로의 배너를 띄어주는 방식으로 크로스 프로모션(cross promotion)을 시작했습니다.

 중국 진출 초반에 엄청난 속도로 10만 다운로드를 달성했습니다. 기뻐하던 것도 잠시 앱스토에서 알람몬 앱과 똑같은 가짜 앱을 발견하였습니다. 그 가짜 앱은 저희 회사의 소스는 그대로 사용하고 광고영역만 본인들의 것으로 교체한 앱이었습니다. 10만 다운로드 중 가짜 앱의 다운로드 수가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는데서 충격을 받았습니다. 중국 앱스토어에 가짜 앱을 내려달라고 했지만 앱스토어 측은 저희 회사에 알람몬 앱이 저희 것이라는 것을 증명할만한 자료를 요구했습니다. 저희는 변리사를 통해 중국에서의 저작권, 상표권을 등록하고 이를 앱스토어에 제출한 결과 가짜 앱들을 내려주었습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생겨나는 가짜 앱들에 하나하나 대응하기가 힘들어 아직 가짜 앱들이 남아있습니다. 이렇게 중국시장의 첫 진출은 멍들고 피나고 상처입는 힘든 과정이었습니다.

 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후 자연스럽게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고 사업을 확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몇 개의 기업과 우호적인 관계를 발전시켰고 소위 ‘꽌시’라는 것을 형성했습니다. 저희 회사에 우호적인 네트워크가 생긴 것입니다. 꽌시의 힘을 체감하게 된 사례를 소개하자면 2013년 중국인이나 중국법인만 참가가능한 대회에 바이두와의 꽌시를 통해 예외적으로 참가하게 되었고 그 대회에서 2등 상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중국에는 아직 불법 앱, 가짜 앱이 많습니다. 불법을 막기위해 중국에 법인을 설립하였고, 샤오미와 같은 대기업과도 제휴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사람사이의 관계와 인연이 중요하고, 지금 만나는 사람과 나중에 어떤 관계를 형성하게 될지 모르기에 만나는 사람과 좋은 관계를 형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localization

 localization은 translation 과 다릅니다. 많은사람들이 translation을 현지화라고 생각하는데 translation이라는 바탕위에 감성적인 부분을 더한 것이 localization입니다. 현지화를 위하여 중국인과 함께 작업한다는 것을 원칙으로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중국인을 대상으로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또 그들과 함께 번역작업을 하여 중국에 진출하였습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 결과는 기대 이하였는데,  이유는 한국에 사는 중국인들은 중국 현지의 트렌디한 언어와는 거리가 멀어졌던 것이었습니다. 마주친 한계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문화를 바탕으로 한 앱을 중국에 현지화 하기 위해서는 그들과 함께 작업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저희는 3번에 걸쳐서 번역을 검증하고 있습니다. 몇 번의 실패 속에서도 말랑스튜디오의 앱이 중국에서 퍼질 수 있었던 것은 중국인의 국민성 때문이었다고도 볼수 있습니다. 일본인은 한번 마음에 안든다고 느낀 서비스가 있으면 다시는 그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지만, 중국인들은 마음에 안들면 지웠다가도 유용하다면 다시 다운받아서 사용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중국 진출을 위해서는 ios기반 앱을 개발하여 런칭하는 것이 좋습니다. 중국에 유통되는 안드로이드 단말기의 수는 약 3000개에 이르고 대부분은 100불 이하의 가격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안드로이드 단말기에서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안드로이드를 먼저 공략하는 것 대신 ios - 샤오미 단말기 순으로 타켓팅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ios 다음으로 샤오미를 공략하는 것의 이점은 샤오미는 SDK(Software Development Kit)를 많이 제공하고 있고 이 SDK가 안드로이드와 비슷하기에 다음 안드로이드 진출을 쉽게 한다는 것입니다. 현재 중국 스마트폰 사용자 중 17%가 아이폰을 사용하고 있는데, 비율로는 작아보이지만 실제로는 지불 능력을 지닌 한국인의 수보다 더 많은 숫자입니다.

 

3. 회사의 구조

 말랑 스튜디오는 4곳에 지사가 있습니다. 홍콩지사 아래에는 말랑 차이나라는 자회사(외자법인)가 있고, 이와 별도로 중국 법인(자국법인)이 따로 있습니다. 중국 법인(자국법인)은 순수 중국자본으로 만들어진 법인입니다. 이렇게 두 가지로 구분해놓은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는 중국내에서 외국으로의 외화 송금이 어렵고, 둘째 중국내 IT관련 외국기업이 사업을 하기에는 라이센스나 규제가 심했습니다. 이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중국법인(자국법인)은 말랑과는 별개의 기업으로 볼수 있습니다. 외자법인 말랑차이나와와 자국법인 말랑차이나는 vies(variable interest entities)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자국법인 말랑차이나는 이윤을 위한 활동을 독자적으로 하고 외자법인 말랑차이나에게 컨설팅 비용을 명목으로 돈을 받아올수 있습니다. 또 중국에 있는 회사와 계약이 가능하지만 외자법인과의 계약에서는 세금문제로 인해 수익분배비율이 9:1정도에 이릅니다. 때문에 자국법인 말랑차이나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짊어져야 하는 리스크가 중국인 명의 주주가 이 회사를 자기것이라 하면 회사가 넘어가게됩니다. 그래서 말랑은 믿을 수 있는 중국인을 이용하여 그 명의로 회사를 설립하고 법인장은 다른사람이 담당하고 있습니다. 중국 법인을 설립할 때 법인이름을 작명하는데도 많은 걸림돌이 있습니다. 법인의 주된 활동가 이름이 매치되어야 하는 등의 규칙을 지켜야 합니다.

 중국이라는 낯선 땅에서 겪은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중국시장은 여전히 매력적입니다. 중국에는 인구수만 많은 것이 아니라 돈을 쓸수 있는 인구수가 많습니다. 시장진출 전에 생각했던 가난한 중국이 아니었습니다. 진출 후에 느낀 중국인의 소비수준은 생각이상이었습니다. 또 한국인보다 더 많은 사람의 수를 중국에서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점 또한 매력적입니다. 그리고 중국은 광고비가 비싼 편입니다. 한국에서의 CPC(Cost Per Click)단가는 70원 정도인데 반해 중국은 단가가 약 130원에 이릅니다. 광고만으로도 한국에 비해 많은 돈을 벌수있습니다. 또 한국인은 서양인에 비해 중국인과 같은 동양인이라는 점도 이점으로 작용합니다. 중국진출에 있어 중요한 것은 조금씩 쌓아가는 신뢰입니다. 눈앞에 나타날 이득을 챙기기 보다는 사람과의 신뢰를 쌓아가면 더 좋은 관계를 형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Q&A

Q1. 많은 스타트업 기업들의 해외 진출 문제가 자본인데, 투자 유치를 받고 자본을 형성한 후에야 해외진출이 가능한가요?

A1. 투자 없이도 진출이 가능합니다. ios 앱스토어에 앱을 내기 위해서 중국법인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대신에 서버는 중요합니다. 로컬서버를 가지고 있지 않으면 접속이 안될 수가 있습니다. 중국은 인터넷 요금제가 2개인데 저렴한 요금제는 중국 인트라넷에만 접속이 가능하기에 외국의 서비스에 접속을 할 수가 없게 되어있습니다. 중국의 서버를 이용하려면 중국에 법인이 있어야 합니다. 중국 모바일 3g 환경에서는 외국 서비스가 차단되어있지는 않습니다.

 

Q2. 직접 경험하신 채널 중에 선호하는 채널이 있으신가요?

A2. 중국법인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것은 기본적으로 웨이보뿐입니다. 위챗은 외국인이 가입할 수 없습니다. 만약 대행하여 가입하더라도 법인을 설립했을 때 유저를 옮겨올 수가 없습니다. 많은 유저들이 웨이보에서 위챗으로 넘어가는 추세이지만 웨이보도 여전히 수 억명의 유저가 사용하는 거대한 플랫폼입니다.

 

Q2-1. 웨이보에서 위챗으로 넘어가는 이유가 있나요?

A2-1. 위챗에서는 다양한 이벤트성이나 애프터 액션들을 사용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애프터 액션을 사용할 수 있는 광고플랫폼이기에 사람들이 옮겨가는 것입니다.

 

Q3. 해외진출시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것과 퍼블리싱을 받는 것 중 어떤 것이 더 유리한지?

A3. 중국에 진출할 때 퍼블리싱과 합작법인은 구분해야한다. 믿을 만한 회사면 퍼블리싱을 추천합니다. 합작법인을 만들면 상대방 회사의 신용도와 영업력을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언제든지 발을 뺄수 있기에 조심해야 합니다. 그리고 수익을 분배해서 가져오기도 힘듭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vies구조를 만드는 등의 방법을 사용해야 합니다.

 

Q4. 중국의 내자기업의 정확한 역할은 무엇인지?

A4. 외화거래의 역할과 외자기업에 대한 업종별 차별을 극복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외자회사와 내자회사가 받는 SDK가 다르고 글로벌 알리페이와 로컬알리페이가 구분되어있습니다.

 

Q5. HR(Human Resource)관련해서 중국과 한국의 차이점이 있나요?

A5. 중국인이 일에 대한 열정이 없다는 오해는 하지 않아도 됩니다. 좋은 인적자원을 뽑아서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해주면 중국인도 정말 열심히 일합니다.

 

Q6. 직접 느낀 중국의 대표적인 인상은?

A6. 제일 크게 느낀 것은 중국은 신용사회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많은 인증도구가 있습니다. 또 중국인은 한국인과 달리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것을 잘하고 또 그것을 자신들에게 맞게 바꾸는 것을 잘합니다. 또 그만큼 뻔뻔하기도 합니다. 중국의 발전속도는 엄청납니다. 중국에서 배워야 할 것이 많습니다.

 

Q7. 대만시장이 통계적으로 매력적인 시장이 아닌데 대만으로 진출한 다른 이유가 있는지?

A7. 대만시장이 외형적으로나 통계적으로나 매력적이지 않은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중산층의 비중이 높아 컨텐츠에 대한 소비가 높습니다. 통계상으로 매력적인 인도네시아 보다 실질적으로 훨씬 매력도가 높은 시장입니다. 숫자의 오류에 빠지지 말고 실질을 보고 진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대만을 통해 중국으로 진입할 수 있는 기회가 많습니다. 중국에 있어서도 대만의 컨텐츠들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 대만에서 좋은 성과를 거둔다면 중국으로 진출할 좋은 기회를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디캠프에 의해 작성된 [D. Talks] #52 중국에서 모바일 앱 개발사로 살아남기은(는)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비영리-동일조건변경허락 4.0 국제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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