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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부야케이(시부야계) : Mellow beat

사실 오래전부터 일본의 뮤지션들인 몬도 그로소(MONDO GROSSO)나 판타스틱 플라스틱 머신(Fantastic Plastic Machine), 오렌지 페코(Orange Pekoe), 피지카토 파이브등의 음악을 많이 접해왔지만, 정작 그들이 추구하는 음악 장르가...정확히 어떤 장르인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들은 각각 자신의 앨범 속에 힙합, 소울, 보사노바, 재즈, 디스코, 일렉트로니카 등등 여러 다양한 음악 장르를 섞고 있었기 때문에 얼핏 들어보면 이건 애시드재즈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실은 그것만이 아닌 듯 하다.
최근에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들이 추구하는 음악 장르는 이른바 "시부야케이"라는 미래 지향적인 음악인 것이다. 그래서 시부야케이에 대해선 아직 본인도 잘 모르는 상태이지만 이제부터라도 차차 관심을 가져볼까 한다.
시부야케이는 말 그대로 90년대부터 도쿄의 시부야 거리를 중심으로 활동하던 여러 뮤지션들에 의해 창출된 일종의 음악 성향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래서 이 시부야케이의 특징을 벅스뮤직 웹진 커버스토리 중 하나인 <지금 우리는 Harvard의 멜로우한 사운드에 감염중>에서 인용하자면 다음과 같다.
<시부야케이의 가장 큰 특징은 다양성이다. 
시부야케이는 '시부야'에서 만들어진 음악이 아니라, 일본 및 해외에서 만들어진 음악 중 시부야에서 인기를 얻은 음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여러 문화의 향기가 묻어나는 이유를 감지할 수 있다. 
또한 시부야라는 도시 자체가 다양한 외국문화에 개방된 곳이기 때문에 서양 음악적 요소에 상당히 노출되어 있었던 것.
라틴 리듬과 멜로디로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 '플리퍼스 기타(Flipper's Guitar)'와 60~70년대 복고적인 사운드를 중심으로 한 '피치카토 파이브(Pizzicato 5)', 스패니쉬와 프렌치 팝을 중심으로 한 '카히미 카리(Kahimi Karie)'와 일렉트로니카를 가미한 '판타스틱 플라스틱 머신(Fantastic Plastic Machine)' 등이 시부야케의 축을 이룬 중심 인물들이라는 것을 고려할 때, 이들의 음악은 어떤 것이라고 규정짓기 어려운, 분위기에 의해 감지되는 음악이라고 볼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정체를 명확히 알기 어려운 일렉트로니카와 라운지 뮤직 등을 시부야케이로 착각하는 현상도 종종 일어나곤 한다. 어쨌든 시부야케이는 일본음악의 요소는 배제한 채, 보사노바, 프렌치팝, 챔버팝, 소프트 록, 재즈, 힙합, 테크노 등 서양음악적 요소를 골고루 섞어내고 그루브함을 가미하여 아기자기하면서도 기분 좋은 음악으로 재생산했다. 
그리고 가벼운 듯 하면서도 포근하고 신선하며, 판타스틱하고 이국적인 느낌으로 한 번 빠진 사람은 헤어날 수 없게 중독시켜 버리는 묘한 재주를 지녔다.
동시에 '음악이 뭐 이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로부터 외면 받고 있으며, 그저 멋스러운 서양음악의 요소들을 결합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가볍고 특징이 없어 지루하다는 비난을 받기도 한다.>

평소 하우스나 재즈, 보사노바, 재즈 일렉트로닉 등을 좋아하는 본인으로써는 이런 성향의 음악에 자연히 이끌릴수밖에 없는 걸지도 모른다. 그만큼 이 시부야케이가 매우 자유분방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이야기니까. 반대로 생각하면 너무나 가볍고 특징이 없어 보이기까지 한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대중음악의 주류인 댄스, 발라드, R & B 장르에 빠진 사람들에게는 아무래도 재미없게 들릴 것이다.
그러나 이 글을 쓰고 있는 본인 입장에서는 이 시부야케이가 매우 내 스타일에 맞아떨어지는 것 같다. 누구에게도 구속받지 않으려는 삶을 살려고 하는 나 자신과 음악적 측면에서 개방적인 스타일을 추구하고 있는 시부야케이는 서로 공통적으로 공감하는 측면이 있다고 생각되니까.
앞으로 시부야케이를 대표하는 아티스트인 판타스틱 플라스틱 머신/몬도 그로소/오렌제 페코/피치카토 파이브 외에도 아직은 이들의 음악을 듣지 못했지만 이제부터라도 들을 예정인 토와 테이 등의 곡들을 한동안 계속 듣고 느낀다면 비로소 시부야 케이의 참맛을 알게 될 것이다.
시부야케이의 유래는 언더계열의 음악인들이 내놓은 음반 중 일련의 장르음악이 시부야에 위치한 음반매장에서 유독 호응을 얻어 붙게된 명칭이라고 한다. 앞에서 시부야케이를 음악 성향이라고 썼는데 엄밀히 말해서 음악 성향은 아니고 그렇다고 장르도, 지역도 아니다.
Flippers Guitar를 선두로 80년대 후반 등장이후 지금까지 대중들의 인기를 얻으며 이제는 일본음악계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시부야케이 뮤직. 라틴음악에 디스코, 재즈, 60년대 복고사운드, 프렌치팝, 테크노, 라운지뮤직까지 여러가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우리들앞에 선보이고 있다. 아직은 국내 인지도가 미미하게 느껴지지만 언젠가 시부야케이가 우리들에게 잘 알려지길 바라며...